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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48코스] 가진항~거진항, 2020.01.05. 본문
해파랑길 고성 구간 중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48코스를 혼자 걸어보기로 합니다. 다른 구간에 비해 48코스가 지루하다는 평이 있어 우선순위에 밀렸던 것인데 계속 미뤄두었다가는 방학 숙제처럼 뭔가 찝찝하여 오늘 걸어보기로 합니다. 와이프는 춥다고 하여 집에 있고 아침 일찍 혼자 고성으로 출발해보았습니다.
가진항 회센터 주차장(무료)에 차를 주차시키고 속초해안경찰서 가진출장소 뒤편으로 난 해파랑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으로 48코스는 시작됩니다. 해파랑길 원래 코스는 차도를 따라 난 큰길로 그냥 걷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가진해수욕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본격적인 48코스 트레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때가 아침 9시쯤인데 사진에는 없지만 몇몇 사람들만 나와 동해에서 떠오른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요일이지만 춥기도 하고 또 가진해수욕장이 큰 해수욕장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군요.
정식 명칭은 아니겠지만 스퀘어 루트 삼거리라 부르겠습니다. 우선 스퀘어 루트는 사진의 왼쪽 화살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더 멀리 있는 갈색 간판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있습니다. 왼쪽으로 난 길로 가게 되면 거진항에서 가진항으로 되돌아오는 버스의 정류장(정류장명:가진리)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스퀘어 루트의 커피는 평타였지만 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물론 맛있는 만큼 빵값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이젠 어디를 가도 빵값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스퀘어 루트를 지나면 조금 황량한 포장 도로 길을 걷게 됩니다.
원래 48코스는 왼쪽 길로 가서 강을 거슬러 올라가 남천교라는 다리를 건넌 뒤 다시 바다로 난 길로 되돌아오는 약간 돌아오는 코스인데 현재는 사진처럼 다리를 가로지르는 다리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차량은 당연히 못 다니지만, 사람은 충분히 다닐 정도로 공사가 진척되어 있었고 당일 공사 중도 아니기에 그냥 건너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공사 중이라면 당연 되돌아 가야겠죠.
새로 만들어지는 다리 이름도 남천교이군요. 그럼 강 상류에 있는 남천교는 이름이 바뀌겠죠? (구) 남천교???
원래 코스는 왼쪽으로 난 강둑을 따라 걸어가서 저 멀리 아파트 앞 어디쯤에 있는 (구)남천교가 될 다리를 건넌 뒤 오른쪽 강둑을 따라 다시 바닷가로 오는 코스입니다만 이 다리가 완공되면 그럴 필요가 없이 바로 건널 수 있게 되는 거죠. 참고로 광각 렌즈라 아파트가 정말 멀리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진으로 보기보다는 훨씬 가깝게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량 공사는 거의 끝 마무리 단계인 듯 합니다. 도로포장이나 주변 정리만 하면 사람이나 차량이나 모두 다닐 수 있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사람이 건너는데 전혀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진 상의 바닷가 쪽 철조망이 있는 곳으로 가시면 안 됩니다. 거긴 군인들만 다니는 길입니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으로 난 길로 가셔야 합니다. 그러면 크게 별다를 게 없는 시골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곳 지명이 '동호리'인데 '동쪽에 호수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랍니다. 아마도 사진에 보이는 이 호수(?) 때문에 생긴 이름인 것 같네요. 뭐 연못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크고, 호수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뭐 그런 사이즈입니다.
호수를 지나면 펜션을 하나 만나는데 해파랑길은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길로 가시면 되는데 나중에 보니 왼쪽 길로 가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왼쪽 길은 그냥 비포장도로가 계속되지만, 오른쪽 길은 짧기는 하지만 숲길을 지나게 되니 오른쪽 길로 가시는 것이 조금이라도 덜 지루할 것 같네요.
이런 시골길을 걷다 보면 다시 한번 강을 만나게 되는데 강을 만나기 전 길 오른쪽으로 큰 갈대밭이 있는데 나름 갈대밭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다리와 데크를 만들어 놓았으니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번 들어가 볼까요?
갈대밭에서 나와 다시 해파랑길을 따라 걸어가봅니다.
[북천철교]
일제 시대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원산 ~ 양양 간 동해북부선 철교인데 6.25 당시에는 북한군이 철교를 이용하여 군수물자를 운반하자 아군이 함포 사격으로 폭파시킨 철교로 비극의 역사 현장이라고 한다. 60여 년간 교각만 황량하게 방치되어 있다가(사진 속의 몇몇 회색 교각) 2011년에 걷기 및 자전거 전용 교량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실제로 옛날 교각 아랫부분을 살펴보면 전쟁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비극의 역사 현장이라는 것이 살갑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역사의 흔적을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은 분명하죠.
가진항에서 출발한 지 2시간 40여 분만에 반암리에 도착했습니다. 가진항 위에 있는 가진리(가진해수욕장) 이후 마을 같은 마을(=뭔가를 구입할 수 있는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가진리 이후 약 2시간은 배고파도, 목 말라도 편의점처럼 뭔가를 살 수 있는 곳이 없기에 48코스 출발 전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것과 물을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저 멀리에 거전항의 랜드마크인 오션샹떼빌 아파트가 보이는군요. 아파트 오른쪽 옆으로 보이는 항이 48코스의 도착지인 거진항입니다. 48코스의 끝이 보이니 힘을 내어 다시 출발해봅니다.
거진항의 랜드마크 오션썅떼빌 아파트입니다.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조망을 가진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앞을 걸으면서 이런 별장 같은 아파트 한 채 있었으면 하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파트 앞 해변에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데크를 만들어놓았는데 보기에는 좋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되어서인지 군데군데 부서지거나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다리(거진 1교)를 건너 거진해수욕장을 지나면 목적지이자 명태의 고향인 거진항에 도착하게 됩니다.
거진해변(거진해수욕장)을 지나가면서 캠핑을 하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요즘은 정말 캠핑카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겨울이라서 그렇겠지만 캠핑카나 캠핑 트레일러가 텐트보다 더 많이 보이네요.
드디어 명태의 고향 거진항에 도착했습니다. 명태의 고향답게 명태 축제도 있군요. 나중에 검색해보니 매년 10월에 축제가 열린다고 하네요. 명태 좋아하시면 때맞춰 거진항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거진항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은 지난번 49코스 출발지였던 거진항 수협바다마트로 49코스를 걸을 때 이곳 거진항에 주차했었죠.
수협바다마트 길 건너편으로는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의 건물과 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철공소가 보이네요. 점점 사라져가는 모습이라 새삼 정겹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48코스도 미션 클리어했습니다.
고성 구간의 다른 코스에 비해 조금은 심심할 줄 알았는데 걷고 보니 48코스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른 고성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명 관광지도 별로 없고,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카페도 없고, 하다못해 생수를 살 편의점도 2시간 동안 만날 수가 없었던 코스이지만 그렇기에 좀 더 자연 친화적인 모습과 점점 사라져가는 옛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48코스가 저에게는 걷기 좋았던 코스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 가진항으로 되돌아 가는 법
이제 버스를 타고 차를 주차해두었던 가진항으로 가야 합니다. 수협 앞 정류장에서 1번 버스를 타고 가진항까지 가면 됩니다. 시간대가 잘 맞으면 가진항까지 직접 들어가는 1번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이 버스가 자주 없습니다. 그래서 이 자주 없는 버스를 꼭 기다리기보다는 그냥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가서 7번 국도상에 있는 가진리 정류장에서 내려 걷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고성군 구간(46~49구간)은 출발지로 회귀하는 대중교통이 다른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리하게 되어있어서 좋았습니다. 고성군 아주 칭찬해!!!
SONY NEX-5 + VOIGTLANDER SUPER WIDE-HELIAR 15mm F4.5 ASPHER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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