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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39코스, 강릉바우길 5구간] 솔바람다리~사천진리해변공원, 2019.11.02. 본문
# 아쉬움1
지난주에는 날씨가 좋았는데 이번 주는 그리 좋지 못하네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보통을 가장한 나쁨입니다. 미세먼지 없는 세상에서 살면 좋겠습니다. 파란 하늘을 가진 나라들이 부럽네요.
# 아쉬움2
해파랑길 고성 구간을 다 걷지는 않았지만 출발지에 제 차량을 주차한 뒤 목적지까지 걷고 목적지에서 대중교통을 통해 출발지로 돌아오는 방법을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이어주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네요. 버스 시간 배차 간격이 너무 커 택시로 되돌아왔는데 17,000원의 예상 밖의 부가 비용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안목커피거리에서 막혀서 그런 것인데 길이 막히지 않았다면 12,000원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분명히 강릉항 여객터미널이라고 말했는데 주말에 막힐 것이 뻔한 커피거리 앞길로 온 것에 대해 비용 추가 발생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려는 것은 그게 아니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여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소 39구간에 한해서 말씀드리자면 대중교통 인프라가 고성 구간에 비해 다소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합리적 의심을 산 택시 기사님 말씀을 빌려 말씀드리자면 주말에 버스 운행이 오히려 주중에 비해 더 줄어든다는데 얼마나 믿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해파랑길 39구간 걷기를 시작해봅니다.
이곳에서 울릉도를 가는 쾌속선이 출발합니다. 울릉도를 가는 배편 중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쾌속선이라 배의 크기가 작아 배멀미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하네요.
주차장을 빠져나가면 안목해변의 자랑(?) 커피 거리가 나옵니다. 출발 시간이 9시 30분 정도라 막 오픈했거나 오픈 준비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 안목 커피거리
여길 가시려면 무조건 10시 이전에 가셔서 카페의 첫 커피와 함께 한적한 안목 해변을 바라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중에 점심 이후에 가시면 사람과 차량이 바글바글... 사람에 치여, 차량에 치여 짜증부터 나실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저녁 8시 이후에 가시면 조금 상황이 나아진다고 합니다.
# 솔향강릉
39코스를 걸으면서 가장 많이 봤던 문구 하나가 바로 "솔향강릉"이었습니다. 39코스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 글귀라 생각되는군요. 솔. 향. 강. 릉. 발음도 꽤 좋고요.
솔향강릉에 잘 어울리게 39코스는 솔발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청설모입니다. 제가 지금껏 보아온 청설모는 사람을 보면 도망가기 바빴는데 이놈은 해파랑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겁이 없습니다. 사람이 오던 말던 다른 청설모와 놀기 바쁩니다. 아마도 데이트 중이었나 봅니다. 사람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면...
이런 솔밭길은 경포대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강문해변까지 쭉 이어져 있습니다.
# 강문해변
강문해변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해변에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구조물들이 많이 설치되었더군요.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가 아니더라도 이런 것들이 많이 생긴 것은 얼굴책이나 인별그램이 큰 역할을 했겠죠. 저와 와이프는 아직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나이라 사진 속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강문솟대다리를 지나면 경포해변이 시작됩니다. 경포해변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해변마다 시간을 낚는 강태공들이 많았습니다. 전 낚시를 하지 않지만 저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부럽기는 합니다. 이곳 경포해변의 남쪽에 강릉에서 가장 비싸다는 씨마크호텔이 있습니다. 딱 보기에도 전망이 죽이겠다 생각되는 멋진 호텔인데 숙박비도 죽여줍니다.
또 여러 횟집과 카페 사이로 테라로사 경포대점이 있습니다만 장소도 협소하고 평도 좋지 못합니다. 커피 한잔의 여유는 다른 곳에 해보기로 합니다. 이제 39코스는 경포해변의 상업지구를 지나 경포호수를 한 바퀴 돌게 됩니다. 생각보다는 경포호수길은 별로였습니다. 이제 막 지어진 아파트 단지의 산책길 느낌이랄까요? 나무와 숲이 별로 없어 심심한 길이었습니다. 오히려 고성에 있는 영랑호 주변이 훨씬 아름답다는데 저와 와이프가 의견 합의를 보았습니다.
# 경포호수
생각보다는 아름다운 길은 아니지만 한적하게 걸을 수 있어 좋은 길입니다. 트레킹이 아니라 가족여행을 오셨다면 그냥 걷는 것보다는 자전거(대여 가능)로 한 바퀴 도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9코스 경포호수길에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과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사상과 문학세계를 보여주는 기념관(매주 월요일 휴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오늘은 그냥 패스 하기로 합니다.
# 경포대
39코스로 경포호수를 걸으시면 자연스럽게 경포대를 지나게 됩니다. 그 옛날에는 귀한 분들이 노닥거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곳이었겠죠? 개인적으로 경포대에서 보는 풍경은 아주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는 앞에 나무도 조금 가려져 있어 탁 트인 풍경을 보여주지도 못하고요. 그냥 트레킹 걷는 길에 잠깐 쉬어가는 곳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제가 너무 무미건조한 사람이라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자세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정동진에 있다가 이쪽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뭐 별것 있겠냐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예전에 다녀온 기억으로는 가볼만한 곳입니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관람하지 마시고 시간에 맞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시면서 다녀오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이들이랑 같이 가셔도 좋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입장료가 좀 센(?) 편에 속하네요. 그리고 가이드 투어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갔을 때 전 가이드 투어를 받았거든요.
역시 트레킹에는 군것질이 빠질 수 없습니다. 사진 말고도 여러 가지의 전통(?) 메뉴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와이프와 의기투합하여 옥수수로 결정했습니다. 보통(?)의 입맛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간이 약한 편이라 밍밍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저희에게는 딱 맞는 정도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옥수수는 너무 크면 맛이 없다는 와이프의 주장에 따라 왼쪽에 있는 5개짜리로 선택합니다. 5,000원입니다.
경포호수를 돌고 나오면(약 4km, 1시간 정도 소요) 다시 경포 해변을 만나러 갑니다. 경포해변에서 다시 출발하여 사근진해변, 순포해변, 사천해변을 지나 사천항까지 걸으면 39코스가 끝나게 됩니다.
# 테라로사
커피 한잔을 위해 예전부터 가끔 들렀던 테라로사 사천점에 갑니다. 건물 자체는 초창기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는데 입구가 확(?) 달라졌네요. 전에는 솔밭길 사이로 조그만 길이어서 카페가 솔밭으로 둘러싸인 느낌이어서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옆으로 2차선 도로가 확(?) 생겨버렸네요. 뭔가 나무에 둘러싸여 가려진 느낌이 사라져 버려 아쉽습니다. 거기다가 이 날따라 커피 맛에 신맛이 많이 강해 제 입맛에 맞지 않아 조금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날의 스페셜 커피를 시켜볼 것 그랬습니다.
남긴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여 다시 출발해봅니다. 이곳에서 지도로 검색해보니 오늘의 목적지까지 40분도 채 안 남았군요. 힘내서 걸어가면 버스 시간에 맞출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의 착각이었고 실제 버스 시간은 한~~~~참 남아있어 버스가 아니라 택시를 타고 안목항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사실 좀 더 여유롭게 쉬다가 일어났어도 되었는데...
# 강원도는 서핑 앓이 중
해파랑길을 걸으려 강원도를 찾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강원도를 한동안 찾지 않게 되었었죠. 그때와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졌더군요. 특히 강원도 쪽에 부는 서핑 바람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느 해변을 가도 서핑을 하고 서핑을 배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리고 있었고 서울에서 큰 백화점에 가야만 있는 유명 서핑 브랜드 매장도 간간히 보이더군요. 제 주변의 사람들 중에서도 서핑을 하고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요...
하여간 조금 과장해서 이제 강원도는 한집 건너 서핑 관련 매장이나 숙소, 시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태풍의 힘
올여름 태풍이 예년에 비해 많이도 찾아왔지만 그 피해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해파랑길 곳곳에도 태풍의 흔적을 남겨놓았더군요. 다리가 휘어진 것 보이시죠? 이 다리가 폐쇄되어 39코스 마지막 길을 우회해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그냥 건너볼까 하는 생각은 마시고 귀찮더라도 안전하게 돌아가셔야 합니다. 트레킹에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안전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39코스의 종착지인 사천항에 도착했습니다. 안목항까지 되돌아가기만 하면 오늘 트레킹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큰 실수를 저질러버렸으니...
우선 333-1번 버스는 최근에 생긴 노선이라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에서 검색이 안되었습니다. 두 지도 모두 환승(1시간 이상 소요)을 해야 하는 대중교통만 알려주더군요. 주말에만 운행하며 안목해변과 주문진 수산시장까지 양방향으로 하루 딱 3회 운행합니다. 해파랑길 39, 40코스를 주말에 걸으시는 분들은 위 시간표를 잘 기억해두시면 좋겠네요.
사천해변에서 14:46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 테라로사에서 출발했고 14:30분쯤에 사천항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이상하죠? 그렇습니다. 14:46에 출발하는 버스는 안목항에 가는 버스가 아니라 주문진으로 가는 버스였습니다. 시간만 기억하고 방향을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죠. 결국 사천해변에서 안목항으로 가는 버스는 15:59분에 도착하므로 사실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버스 정류소 앞에 있는 택시를 타고 안목항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계획하지 않은 지출이 발생했네요. 택시비는 17,000원이 나왔는데 안목 커피거리에서 막히지 않았다면(합리적 의심 구간) 12,000원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PENTAX K-1 Silver + smc PENTAX-FA 1:1.4 5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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