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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49코스] 거진항~통일안보공원, 2019.10.27. 본문

여행이야기(국내)/해파랑길

[해파랑길 49코스] 거진항~통일안보공원, 2019.10.27.

정순재 2019. 11. 10. 20:54

해파랑길 49코스(거진항~통일안보공원)

원래 전날 47코스를 걷고 집에 가려했는데 컨디션도 나쁘지 않고, 날씨도 좋고 해서 급 숙소를 찾아 1박을 하고 아침에 49코스를 걷기로 했습니다. 해파랑길 중 인기 코스를 소개하는 글을 여럿 봤는데 그중 빠짐없이 나오는 코스가 고성구간에 속하는 49구간이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 49코스 개요

- 11.7km, 5시간, 보통 → 목적지인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를 15분쯤 앞두고 와이프 컨디션이 나빠져 버스로 회귀했습니다만 쉬는 시간 포함해서 천천히 걸었을 경우 홈페이지 소요시간처럼 5시간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 거진항에서 출발해 김일성별장, 금강산콘도를 지나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 이르는 길 화진포에 있는 김일성 별장,  이기붕 별장, 이승만 별장 등은 49코스를 걸으면서 꼭 가봐야 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아(개인적으로) 그냥 패스했습니다.
- 산과 호수, 바다를 모두 걷는 구간으로 고성의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고루 갖춤 49코스가 인기가 높은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지루하지 않게 산과 호수, 바다를 적절하게 구경할 수 있어 매력적인 코스입니다. 산 코스가 있어 난이도가 '보통'입니다만 아주 심하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잠깐만 고생하시면 됩니다.

 

 

출발점(메인 사진)에 있는 거진등대 산책로 지도입니다. "현 위치"가 사진에 있는 계단의 출발점입니다. 거진등대까지가 오르막 구간인데 시작할 때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거진등대가 멀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진등대 이후로부터 화진포까지는 큰 오르내리막 없는 능선길이라 크게 힘들지 않습니다. 아! 응봉(122m)에 가실 때 잠깐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잠깐 나타납니다.

 

거진항

거진 등대 가기 전 소나무 숲길로 갈라지는 곳에 있는 지도입니다. 오른쪽으로 난 소나무 숲길로 가셔서 등대로 가셔도 되고 돌길을 따라 거진등대까지 바로 가실 수도 있습니다. 출발지에서 등대까지는 조금 가파른 길을 계속 걷게 되는 데 약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이후로는 편한 길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등대에서 조금만 가시면 오른쪽으로 바다로 내려가는 작은 길이 나오는데 그 길에 전망대가 하나 있습니다. 해맞이봉 산책길에서 흰섬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니 잠시 내려갔다 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흰섬(백섬)입니다.

 

# 거지의 바다정원 흰섬

이 섬은 예전에는 잔돌이 많아 '잔철'로 불리다가 이 중 제일 큰 바위가 갈매기 배설물로 하얗게 보인다 하여 지금의 '백섬(흰섬)'이 되었다. 

이 섬은 해안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무수히 많은 바위들로 사람이 들어가기 힘들었는데 "일제강점기 인근 마을에 살던 일본인들이 패전 소식을 미리 듣고 안전한 탈출을 위해 이 곳 주민들을 몰살시키려고 하였으나, 이를 눈치챈 마을 사람들이 이곳으로 피난을 와서 위기를 모면하였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또한 이 섬은 신기하게도 평소에는 그냥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으나 일출, 일몰에 현 위치에서 바라다보면 부처님이 누워있는 '와불'과 비슷한 형상이 뚜렷하게 보이며 섬과 섬사이(아마도 섬 아래쪽 나무로 가려진 곳을 말하는 듯...)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고 고운 쪽빛 바다가 있는데 그곳은 몸이 잘 가라앉지 않아 헤엄을 못 치는 사람도 쉽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흰섬 안내문]

 

 

2층 전망대

2층 전망대에 올라가도 앞쪽의 나무들이 있어 흰섬을 잘 볼 수 없었습니다. 흰섬은 처음에 지나왔던 작은 전망대가 가장 보기 좋았네요. 사진에 보이는 비석(?) 뒤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내려가시면 인어공주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산책로 곳곳에 조각물을 많이 만들어놓았는데 개인적인 생각에는 산책길과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이렇게 그늘에 앉아 쉬어갈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뭐 그늘에 앉으면 나무에 가려 보이는 것도 없고 햇볕도 강하고 그렇네요. 조금은 세금 낭비(?) 뭐 그런 느낌적 느낌???

 

풍수지리는 잘 모르지만 능선 길을 따라 많은 묘가 있는 것으로 보아 풍수지리가 엄청 좋은 곳인가 봅니다. 잘 관리되는 묘, 남의 땅이 묻혀 이장하라는 경고(?)를 받은 묘, 후손이 없는지 그냥 방치되어 있는 묘 등을 볼 수 있습니다. 후손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맘에서 이 높은(?) 곳에 묘를 세웠지만 사실 잘 되지 못한 후손들에게는 조금은 힘든 일을 만들어주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도 지금은 이장했지만 예전에 벌초하는 날 엄청 힘들었었죠.

 

해파랑길은 비석 왼쪽 옆 숲길로 가셔야 합니다.

묘터(?)를 지나면 임도를 만나게 되고 임도를 따라 걸어가면 됩니다. 임도를 걷다 사진상의 안내 지도가 보이면 비석 왼쪽 옆으로 난 조그만 숲길로 가셔야 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임도를 따라 걸으시면 저 길을 놓치기 쉽습니다. 나중에 지도에서 확인하니 임도로 가셔도 다시 화진포 해맞이교에서 만나실 수는 있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해파랑길은 비석 옆 숲길이라는...

 

응봉을 향해

오른쪽이 해파랑길이기는 하나 어느 쪽으로 가도 잠시 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저희는 착하게 해파랑길 표시를 따라 오른쪽 길로...

 

기념촬영하는 부녀
화진포 해맞이교

화진포 해맞이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도착하면 49코스 중 숲길 구간의 절반을 오셨다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곳에서 20분여를 더 가셔야지 응봉(122m)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응봉으로 가는 길은 많이 힘들지 않지만 잠깐 가파른 길이 나타나기는 합니다.

 

화진포 해맞이교를 뒤로하고
응봉

응봉에 도착했습니다. 해발 122m 밖에 되지 않지만 느낌은 그 이상으로 높아 보입니다. 좌측으로 화진포가 우측으로는 동해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입니다. 

 

# 응봉

옛날부터 화진포 호수 동쪽에 위치한 높은 산이 매가 앉은 형상과 같다고 하여 "매 응(鷹)"자를 써서 응봉이라고 불렀다. [응봉 정상 비석}

 

화진포에서 바라보지 않아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믿어야겠죠. 하여튼 해발 122m 밖에 되지 않는 산봉우리지만 해발 122m 이상의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응봉은 정말 가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응봉에서 쉴 만큼 쉬고 화진포로 내려가 봅니다. 화진포까지는 거의 대부분 내리막길이라 큰 부담 없이 룰루랄라 내려가시면 됩니다.

 

화진포까지 오는데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가져간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가 없으면 이 구간 동안 어떤 것도 먹을 곳이 없으니 미리미리 잘 준비해서 49코스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물은 부족하지 않게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거리상으로는 나머지 구간이 더 길지만 대부분 평지 구간이라 여기서부터 2시간 정도면 49코스 완주가 가능해 보입니다. 

 

# 거진해맞이봉 ~ 화진포 소나무숲 산림욕장

49코스에서 볼 수 있는 산, 호수, 바다 중 산에 해당하는 구간입니다. 이 구간 자체만으로 하나의 트레킹 코스로 매력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걷는 내내 기분 좋았던 구간입니다.

 

49코스의 산, 클릭 후 확대해서 보세요~

이 구간은 크게 3개의 소구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주황색에 해당하는 구간이 '거진 해맞이봉 구간', 보라색에 해당하는 '해맞이봉 ~ 해맞이교 구간', 그리고 연두색의 '화진포 소나무 숲 구간'으로 말이죠. 모든 구간이 서로 다른 매력을 내뿜고 있는 곳이라 참 걷기 좋았습니다. 넉넉하게 잡아도 총 3시간이면 충분하니 기회가 되시면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해맞이봉에서 올라가는 방향이 아주 살짝 편해 보입니다. 화진포에서 올라가는 길의 오르막이 좀 더 길거든요. 참고로 사진의 추천코스는 가운데에 있는 해맞이교에서 양쪽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김일성 별장

화진포에 도착했습니다. 제일 먼저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이 반겨주는데 딱히 관심 있는 포인트가 아니라 그냥 패스 했습니다. 화진포 김일성 별장에 오시는 분들의 거의 대부분 효도관광 오신 어르신이더군요. 그분들에게 '김일성'이라는 존재는 좋든 싫든 그분들의 맘속에 아주 강하게 각인되어 있을 테니깐요...

 

#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

일본 강점기인 1937년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원산에 있는 외국인 휴양촌을 화진포에 강제 이주시켰으며, 독일 건축가인 H. Weber가 1938년 건립하여 예배당으로 이용하였으며, 해안 절벽 위 송림속에 우아하게 자리한 모습에서 "화진포의 성()"으로 불리워졌으며, 1948년 이후에는 북한이 귀빈 휴양소로 운영하였고, 당시 김일성과 그의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 등이 묵고 간 적이 있어 지금까지 '김일성 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음. 6.25 전쟁 중 훼손된 건물을 2005년 3월 옛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주차장을 지나 화진포 호수길을 따라 화진포 해양박물관까지 걷게 되는데 단조롭고 조금은 지루한 길입니다. 이기붕 별장, 이승만 별장은 제가 좋아하는 인물들이 아니라서 그냥 패스!

 

화진포 호수(강원도 지방기념물 10호)

# 화진포 설화

옛날 이 마을에 '이화진'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인색하고 성격이 고약했다. 어느 날 스님이 시주를 왔는데 곡식 대신 소똥을 퍼주었고 스님은 소똥을 들고 말없이 돌아서 나갔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며느리가 얼른 쌀을 퍼서 스님께 시아버지를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스님은 시주를 받으며 "나를 따라오면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뒤를 돌아보지 말라"라고 했는데 며느리는 고총고개에 이르러 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돌아보니 이화진이 살던 집과 전, 모두 물에 잠겨 호수가 되어 있었다.

며느리는 애통해하다가 그만 돌이 되어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착한 심성을 가진 며느리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겨 고총서낭신으로 모셨는데 이후 농사도 잘되고 전염병도 사라졌다고 한다. 화진포는 이화진의 화진에서 유래되었다. 이 설화를 형상화 한 "화진포설화 여인상 동상"이 이승만 초대대통령 별장 아래 호숫가에 세워져 있다.

 

하레커피

화진포 해양박물관 주차장에 있는 푸드트럭입니다. 저희 부부의 점심을 해결해 준 고마운 카페입니다. 핫도그도 그냥 덥혀주는 것이 아니라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주어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커피도 맛있었는데, 시원한 음료 중에는 '자몽오렌지'를 강추합니다.

 

초도항 앞 해변
초도해변

초도해변을 지나 계속 걷게 되면 대진항과 대진해변이 나타나게 됩니다. 확실히 강원도 북쪽에 있는 고성의 해수욕장은 성수기가 지나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거의 없어 을씨년스럽네요.

 

15분 정도만 더 가면 49코스를 마치게 되는데 버스 타고 차를 주차해 놓은 거진항에 되돌아가기로 결정합니다. 와이프가 살짝 몸이 안 좋다고 하네요.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또다시 찾아올 여지를 남겨놓는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해파랑길 49코스

산과 호수, 바다를 모두 걷기 때문에 고성 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두루 느낄 수 코스. 고성에서 가장 큰 항인 거진항에서 여행은 시작된다. 몇 걸음만 움직이면 거진등대 해맞이공원을 만나게 되는데 거진항과 가까워 주민들이 새해맞이 장소로 많이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고성을 대표하는 해맞이 명소로 변모하고 있다. 고성은 최북단 지역으로 군부대를 쉽사리 만나게 된다. 이 길 역시 알게 모르게 군부대 진입로를 따라 여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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