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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의 제주 본문
원래 계획은 2018년 10월 5일(금)부터 10월 9일(화)까지 황금연휴 기간 동안 제주를 다녀오는 것이는데...
하.지.만.
늘 그렇듯 계획은 계획일 뿐! 태풍 콩레이가 하늘길을 막아버려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고 황금 연휴의 제주 방문은 허무하게 날아가 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천재지변(?)으로 인한 하늘길이 막혀버린 것이라 모든 비용을 환불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10/19(금) 저녁에 김포 출발, 10/21(일) 저녁에 제주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구해 다녀왔다. 수요일까지 미세 먼지가 많을 거라는 예보가 있어 조금 슬펐는데 실제로는 주말 동안 미세 먼지 없이 잘 다녀왔다. 지난주에 가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을 제주 할망이 헤아렸나 보다.
10월 19일 금요일
비행기 출발 지연, 이륙 대기, 착륙 대기.....
제주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훨씬 늦은 저녁 10시가 다 되어 버렸다. 렌트 후 낮에 도착한 집사람이 있는 숙소로 바로 간다. 맥도널드에서 저녁으로 먹을 햄버거를 사서 말이다. 숙소는 서귀포에 있는 5만원 짜리 숙소인데 업그레이드시켜줘서 가격 대비 최고의 숙소가 되어버렸다. 제주에서 숙소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 이번 숙소는 지금껏 최고의 가성비를 안겨준 숙소인듯하다.
10월 20일 토요일
손지오름 한라산의 산세를 닮아 그 손자뻘쯤 된다고 붙여진 손지오름, 손자봉이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 백록담 주변의 풍경과 유사하다는데 백록담을 가본적이 없어 확인할수는 없었다. 하지만 굼부리의 곡선미는 지금껏 가본 어느 오름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오름이지만 가을 억새로 유명한 오름이고, 규모가 비교적 작아 찾아가보기로 했다. 어느 블로거가 굼부리를 한 바퀴 돌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린 그 길을 못찾았고 그냥 정상에서 흐드러지게 펼쳐진 억새만 보고 내려왔다.
아끈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은 2년 전 이맘때쯤 다녀왔는데 그날 날씨가 흐려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손지오름에서 가깝기도 하고 날씨도 좋으니 다시 한번 방문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카메라에 문제가 생겨 아쉽게 또 멋진 아끈다랑쉬오름의 멋진 모습을 담지 못했다. 물론 핸드폰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카메라에 담아오지 못한 건 못내 아쉽다. 나중에 다시 한번 오라는 뜻이겠지?
친봉산장 제주로 가기 얼마 전 동료 선생님이 제주도에 멋진 카페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하셨고, 카페 이름이 '친봉산장'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소문대로 '산장'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웃도어 캠핑과 관련된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SNS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취향 저격인듯한 카페이다. 하지만 판매하는 음료나 식사의 가격이 품질(?) 대비 너무 사악하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또 우리에게만 그런 것이기를 바라겠지만 음료가 담겨 나온 컵이 아주 깨끗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다음에 또 방문해야 할 이유를 삭제시켜 버렸다. 집사람이 음료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했는데 내 생각에도 컵이 깨끗하지 씻기지 않았을 때 나는 냄새라고 짐작된다. 물론 짐작일 뿐이다. 하지만 카페의 독특한 분위기만 생각한다면 가볼 만 한 곳이다.
두산봉(말미오름) 친봉산장에서 간단하게 음료를 하는 바람에 급한(?) 허기가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늦은 점심을 집사람이 좋아하는 명진전복에서 하기로 하고 그전에 제주 동부의 오름을 하나 오르기로 하고 선택한 오름이 두산봉(말미오름)이다. 제주 올레길 1코스 시작점에 있는 오름으로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부담없는 오름이며, 오름 정상부에 오르면 제주 동부 해안에 있는 우도와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오름이다. 인근의 지미봉(지미오름)보다 오르기 쉽기에 일출 촬영을 위해 많이들 찾는 오름이다.
명진전복 늘 그렇듯 맛있는 전복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좀 비싸기는 하지만 집사람이 좋아하니... 제주에 가면 무조건 가보게 되는 집!
신풍목장~신천리(올레길 3코스 중 일부) 숙소가 있는 서귀포에 바로 가기가 아쉬워(아직 해가 떠 있음!) 가는 길에 잠시 내려 노을이 지는 올레길 3코스를 걸어보았다. 원래 표선까지 걸어가려 했는데 날이 어두워지고 오랫만에 걸어서 그런지 집사람이 피곤해하여 버스타고 차를 세운곳까지 되돌아와 서귀포로 돌아갔다.
10월 21일 일요일
볼스 카페(VOLS KAFE)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어딜 가지 고민을 하다가 첫 목적지로 정물오름을 택했고, 내비에 정물오름을 찍고 가다가 커피 한잔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사람이 찍어두었던 볼스 카페가 마침 가는 길에 있어 테이크 아웃을 하기 위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로 내려와 보라고 한다. 그래서 카페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오픈 시간(10:00)에 맞춰 온 사람들과 집사람이 줄 서서 주문을 하고 있다.(사실 우리는 오픈 시간이 언제인지 몰랐는데 딱 맞춰 가게 된 것!) 커피와 베이커리를 사서 매장 안에서 잠시 여유를 즐겨보았는데 친봉산장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창고(아마도 옆에 귤 농장이 있는 것을 보니 귤 보관 창고인 듯)을 개조하여 카페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뜻하지 않게 예쁜 카페를 만나게 되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정물오름 정물오름을 찍고 가기는 하지만 끝까지 바로 옆 당오름과 어디를 갈까 고민했다. 결국 정물오름으로 결정을 하고 가을 억새로 유명한 정물오름에 오르기로 했다. 정물오름 탐방 코스는 원형으로 한 바퀴 돌며 다녀오면 되는데 시계방향을 추천한다. 반시계방향은 처음부터 너무 가파른 계단이 있어(대신 아주 길지는 않다.) 많이 힘들 것 같다. 정상에 도달하기 전에는 좌우로 펼쳐진 억새가 반겨주고, 정상에 오르면 360도 확 트인 멋진 풍경이 다시 한번 반겨주는 꼭 가봐야 할 오름이다. 오름 규모도 크지 않아 힘들지도 않으니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을 듯 하다.
한대오름 찾아 삼만리 오늘은 늦게도 일어났고, 카페에서 빵도 먹고 그래서인지 정물오름 후 바로 점심을 먹기 애매해서 역시 오름 하나를 더 오르고 점저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이맘때쯤 제주 단풍과 억새로 유명한 한대오름을 오르기로 했고 1139도로를 따라 오름으로 가는 길 초입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보기로 했다. 제주 특성상 단풍이 많지는 않는데 한대오름으로 가는 길의 단풍은 여느 단풍길과 비교해도 절대 빠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길이었다. 2018년에는 아마 10월 말~11월 초가 절정일듯 하다. 하지만 최종 목표인 한대오름은 가는 길을 찾지 못해 결국 가보지는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오름이 아니라 길 안내가 거의 없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강아지들이 짖어대던 버섯 농장 안으로 들어가야 오름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다음에 가면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한라축산정육식당
한림항 인근에 있는 정육식당인데 흑돼지를 전문점보다 더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아마 20~30% 정도는 더 저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현지분들도 많고 관광객들도 많이들 찾고 있는듯하다. 물론 정육식당이니 분위기 이런 것을 찾으면 안 된다. 만일 애인과 왔다면 이런 곳에서 돈 아끼지 말고 더 멋진 곳을 가기를... 그리고 요즘 제주에 가면 흑돼지를 잘 시켜 먹지 않게 된다. 몇 번 먹어봤는데 더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흑돼지 전문점은 또 가격도 비싸고 그래서 그냥 돼지(제주분들은 백돼지라고 부르더라)를 시켜 배부르게 먹는 편이다. 그럴 때 이 집이 딱 인것 같다.
한림항~제주 해안길 드라이브 제주시에 들어갈 때는 항상 해안길 드라이브를 즐긴다. 오늘은 비행기 시간이 늦어 여유도 있고 해서 노을 지는 제주 서부 해안길을 드라이브하며 제주까지 들어가 봤다. 개인적으로는 제주 서부 해안길 중 최고는 신창리와 한담해안산책로라고 생각하는데 차로만 지나치지 말고 꼭 두 발로 걸어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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