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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오름, 2018.10.2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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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제주를 찾게 되면 제주에 있는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특히나 억새로 유명한 오름을 찾게 됩니다. 이미 억새로 너무 유명해진 새별오름, 용눈이오름, 따라비오름 등도 있지만 제주 서부의 정물오름 역시 억새로 유명하다 하여 오늘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고도 466m, 비고 150m인 분석구 오름으로 북서쪽방향으로 말굽형의 분화구가 발달해 있다. 오름의 서쪽 자락에 쌍둥이 샘이 있어서 정물오름, 정수악(井水岳), 정물대악 등의 속칭을 갖고 있으며 당오름 도너리오름(미개방)과 더불어 서부지역 오름 스카이라인의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오름은 대부분 초지로 이용되고 있으며 제주 고유의 들꽃들의 영원한 안식처이다. <정물오름 안내비석>
오름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뒤 오름 입구에 있는 안경샘 앞에서 본격적으로 오를 준비를 해봅니다. 사진에 보이는 시멘트 구조물이 안경샘(정물샘, 쌍둥이샘)인데 이곳이 정물오름 코스의 출발점이라 보시면 됩니다.
안경샘은 시멘트 구조물로 물이 나오는 곳(=샘 솟는 곳)을 둥글게 만들어 놓고 수로를 만들어 흐르도록 한 다음 물을 뜨는 곳에 둥근 구조물을 만들어 안경 모양이 되었다고 합니다.(사진상의 표시는 저만의 생각일뿐입니다. 사실이 아닐수도 있어요. 그냥 위치상 그렇게 느껴져서...)샘의 물이 넘치면 흘러내려 소나 말이 이곳에서 물을 마시도록 했다고 하네요.
+) 정물오름 주변에 얽힌 역사1
일제 말기, 일제는 제주에서의 옥쇄 작전을 위해 결 7호 작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이 작전의 일환으로 천연 요새 지역인 정물오름과 바로 남쪽 당오름에 진지를 구축하였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시설물들을 구축하기 위하여 바쁜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주민을 강제 동원하여 진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구축된 진지는 정물오름 앞 안경샘을 중심으로 구축되었습니다. 지금도 못물을 두른 시멘트 구조물과 땅굴, 포진지가 이곳에 남아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하고 있습니다. <놀멍쉬멍 제주 오름 역사설화 탐방 中>
정물오름을 탐방하는 코스는 오름 안으로 들어서서 양쪽 능선으로 올라, 한 바퀴 도는 코스입니다.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돌면 경사가 낮고, 오른쪽으로 돌면 가파른 계단을 만나게 되는데 사진처럼 경사가 낮은 능선을 만나게 되는 시계 방향의 코스를 추천해드립니다. 반시계 방향의 코스는 처음부터 그야말로 헬이라 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그 가파른 계단을 내려갈 때 올라오시는 분을 만났는데 인사를 건넸지만, 답변이 없었던 것을 보면 답변하기조차 힘드셨던 것 같습니다. 반드시 시계 방향 코스로 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물론 체력이 좋으시면 어느 방향인들 문제가 되겠습니까만은...
초입부터 펼쳐지는 억새길을 지나면 짧은 숲길을 만나게 되고, 이후 본격적으로 말굽 모양의 정물오름의 능선을 걷게 됩니다. 이 능선을 따라 계속 올라가게 되면 곳곳에 억새를 배경으로 한 멋진 풍경들이 좌우에 펼쳐집니다.
능선길 좌측으로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라산 중턱의 다양한 오름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정물오름의 분화구가 보이게 됩니다. 정물오름의 분화구 안에는 다른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제주의 독특한 장례 문화인 산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수의 무덤이 보이는것으로 보아 정물오름도 꽤 명당에 속하나 봅니다.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사진 바로 좌측이 성이시돌목장의 랜드마크인 테쉬폰이 있는 곳입니다.
+) 정물오름 주변에 얽힌 역사2
한림읍 금악리에는 정물오름을 포함한 1236.5ha의 대지 위에 이시돌 목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1961년 11월 맥글린치(Patrick McGlinchey, 임피제) 신부에 의해 개설되었습니다. 현재 이시돌 농촌산업개발협회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시돌 목장은 근대 대형 사설목장의 시초이며 처음으로 면양을 사육하여 그 털로 농한기에 주민들이 스웨터를 제작하여 판매하였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로 사용했던 테쉬폰이라는 독특한 건축형태가 지금도 남아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놀멍쉬멍 제주 오름 역사설화 탐방 中>
이렇게 능선 좌우로 펼쳐진 풍경과 그 풍경과 어우러진 억새를 감상하다 보면 이내 정상에 도달하게 됩니다. 정상에는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미리 챙겨온 과일을 먹으면서 바람과 함께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정물오름 정상은 360도 어느 한 곳도 막힘이 없는 탁 트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동쪽으로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라산 중턱에 자리 잡은 많은 오름을 볼 수 있으며 서쪽으로는 바다를 풍경으로 펼쳐진 오름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부는 시원한 바람과 이렇게 탁 트인 전망이 왜 사람들이 이 정물오름을 찾는지를 알려주고 있네요.
잠깐의 휴식을 즐긴 후 다시 길을 나서봅니다. 사진상의 저지오름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됩니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을 따라 바로 앞에 보이는 큰 오름이 하나 있는데 바로 금오름 혹은 금악오름이라고 하는 오름입니다. 원래는 차로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오름이었는데 '효리네 민박'에서 소길댁에 의해 소개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몰려 안전 문제로 이제는 차량을 가지고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나쁜 것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집사람이 서있는 곳부터 무시무시(?)한 계단이 시작됩니다. 정말 내려가는 길이길 다행이지 올라오는 길이었으면 정물오름에 아주 나쁜 편견이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물오름은 반드시 시계방향입니다. 꼭 기억하시기를...
이렇게 한 바퀴를 돌고 출발지였던 안경샘까지 잘 도착했습니다. 총 이동 거리는 1.7km였으며 소요 시간은 천천히 걸어 약 50분 정도(휴식 시간 포함)였으며 전체적으로 오르기 쉬운 편에 속하는 오름인 것 같습니다.
억새는 시계방향기준으로 초반부 능선에 몰려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의 계단 구간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억새가 아니라 수풀로 덮혀있으며 오름을 다 내려온 후 평지에 역시 억새가 또 많이 있었습니다. 억새로 유명한 오름 중 하나라서 가을 외에는 잘 찾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꼭 억새가 아니더라도 탁 트인 풍경만으로도 오르기에는 충분한 오름인듯합니다.
정물오름에 대해 제가 느낀 것을 정리해보면...
1) 덩치가 크지 않지만(=오르기 힘들지 않지만) 제주 서쪽의 알찬 풍경을 볼 수 있는 억새 오름
2) 인근에 성이시돌 목장의 테쉬폰도 있으므로 같은 일정에 넣어 다녀오면 좋은 오름
3) 해질녘에 오르면 멋진 노을과 억새를 같이 구경할 수 있을것 같은 오름
뭐.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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