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Factory

★통오름, 2017.10.03. 본문

여행이야기(국내)/제주

★통오름, 2017.10.03.

정순재 2017. 12. 22. 09:31

통오름

블로그 이사 중입니다.
아래 링크를 타고 놀러오세요~

blog.naver.com/man4love/222066653759

 

 

통오름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1754-1

형태 : 말굽형(서향)

 

제주의 오름을 오르다보면 이름들이 하나같이 정겹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마도 오름 이름의 대부분이 동네 주민들이 현실에 맞춰 부르던 이름이라 그렇겠지. 샛별같아 새별오름, 용이 누운 모양이라 용눈이오름, 따라붙어 있어 따라비오름처럼 말이다. 이 통오름도 물건을 담는 통처럼 생긴 오름이라 해서 통오름이라 붙었단다. 하지만 이 길을 걸으면서 이 오름이 통처럼 생겼다는 것을 인지하기 쉽지 않다.

 

나는 신산교차로에 차를 새웠기에 잘 정비된 나무 데크길을 따라 가을 억새가 장관이라는 오름을 올라보기로 했다.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소요되는 작은 오름이다.

 

통오름은 올레길 3-A 코스에 포함되어 있는 오름이고 신산교차로에서 올라가면 올레길의 붉은색 방향 즉 역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이 된다. 과연 어떤 억새가 나를 반겨줄까 기대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 본다.

 

기대가 커서 그랬을까?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가을 억새로 유명한 오름이라 해서 일부로 찾아왔는 데 생각보다는 억새가 많지 않았고, 또 시기적으로도 약간 이른 시기에 찾아온 것 같아 억새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억새로 넘쳐나는 통오름을 기대하고 갔기때문에 실망감도 더 크지 않았나 생각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시간을 딱딱 맞춰서 갈 수만는 없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통오름 산책길과 올레길 일부를 천천히 걷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야 하는 것을 또 한 번 배운다.

 

제주 올레길 3-A 코스를 다녀가셨다면 여러분이 무심코 지나간 이 예쁜 언덕길이 바로 통오름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오름인 줄 모르고 지나쳐버리는 작고 아기자기한 오름도 많이 있다. 유명한 오름만 찾기에도 제주에서 있는 시간은 부족하지만 이렇게 작고 아기자기한 오름을 찾아다니는 것도 제주 오름 여행의 작은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예전 시골 동네에서 살다 죽으면 동네 뒷산에 묻히는 것처럼 제주분들도 이렇게 뒷산에 묻히게 되는 데 이렇게 통오름 주변에서 묘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통오름이 마치 동네 뒷산처럼 이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 온 오름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반대편 입구이다. 이곳에서는 오름 아래로 말들의 축사가 많이 보이는 데 봄이나 가을에 방목을 하기 때문에 가끔 말들을 볼 수 있다고 하는 데 나는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 산책길을 따라 말똥이 많으니 걷는 동안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통오름은 가을에 가면 좋은 오름이라 한다.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기에 쉽게 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름 들판에 있는 쑥부쟁이와 억새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맑은 깨끗한 제주의 가을 하늘까지 3박자를 즐길 수 있다면 이곳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엄청 큰 규모의 억새 벌판의 장관을 잔뜩 기대하고 이곳은 찾는다면 다소 부족한 장소일지 모른다. 억새 장관만으로는 제주에서 이곳보다 더 좋은 곳도 많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억새, 올레길, 돌무덤, 말똥 같은 제주의 모든 것에 만족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 쑥부쟁이 이야기> 
통오름에 가득 피어있는 쑥부쟁이에 얽힌 전설로 동생들에 대한 값진 희생과 지순한 사랑이 담긴 이야기.

옛날 한 마을에 11남매나 되는 아들딸들을 열심히 키우는 가난한 대장장이가 있었습니다. 대장장이의 큰딸은 동생들을 위해 항상 산에 올라가 쑥 나물을 캤고 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라는 의미로 쑥부쟁이라 불렀습니다. 어느 날 큰딸은 산에서 상처를 입고 쫓기는 노루 한 마리를 숨겨주고 치료까지 해 주었고 다시 산 중턱에 내려왔을 때는 노루를 쫓던 사냥꾼이 그곳 지리에 어두워 그만 곤경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구해주었습니다. 사냥꾼은 아주 잘생기고 늠름한 청년이었고, 쑥부쟁이와 사냥꾼은 서로 마음이 끌려 사랑하게 되었지요. 사냥꾼 청년은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내년 가을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가을이 지나도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답니다. 몇 해의 가을을 그렇게 사냥꾼을 기다리며 보냈지만 사냥꾼은 돌아오지 않았고, 쑥부쟁이는 애타는 그리움에 점점 야위어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몇 년 전 목숨을 구해 준  노루가 나타났고 노루는 보랏빛 주머니에 담긴 노란 구슬 3개를 주며 “구슬을 하나씩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면 세 가지 소원이 이루어질 거에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쑥부쟁이는 구슬을 하나 입에 물고 엄마의 병이 낫게 해달라고 하자 엄마의 병이 순식간에 나았습니다. 두 번째는 그리워하던 사냥꾼이 나타나게 해달라고 했더니 사냥꾼이 나타났는데 다른 가족을 이루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구슬을 입에 물고는 ‘청년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었대요. 사냥꾼은 가족 품으로 돌아갔고 큰딸은 여전히 동생들을 보살피며 산에 올라가 나물을 캐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발을 헛디딘 큰딸은 아래로 굴러 떨어져 죽고 말았고 큰딸이 죽은 뒤로 그 산등성이에는 많은 나물들이 자랐는데, 보랏빛 꽃잎과 노란 꽃술은 큰딸이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 속의 구슬처럼 생겼고, 목을 길게 뺀 것은 아직도 옛사라에 대한 기다림처럼 보인다고 말들을 하고 있답니다. <놀멍쉬멍 놀멍쉬멍 제주 오름 역사설화 탐방 中>

 

 

차로 찾아간다면 지도상의 '통오름 입구'라는 곳에 찾아가면 1~2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어느정도 있다. 나는 지도 아래 부분에 있는 교차로(신산 교차로)에 차를 주차하였는데 사실 교차로에는 따로 주차 공간이 없다. 그냥 갓길에 공간을 찾아 해야 하는 데 1~2대가 주차할 공간뿐이다. 그것도 도로 갓길에 말이다. 차로 가실거면 지도상의 '통오름입구'라는 곳에 주차하시기를... 혹시 인근에 있는 독자봉과 같이 오를거면 독자봉 주차장에 주차를 해도 된다.

참고로 오름 전체가 나지막하게 보이는 통오름을 지도로 보면 서쪽을 향한 태아처럼 보이기도 하고, 귀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때 서쪽으로 터진 말굽형 분화구는 탯줄이거나 귓구멍이 된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게 생겼네요. 하지만 오름에 올라 그냥 내려다보면 이름 그대로 한쪽으로 터진 통처럼 보일뿐이랍니다. 

 

 

'여행이야기(국내) >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약이오름, 2017.10.03. [정상부 출입제한]  (1) 2017.12.24
★아끈다랑쉬오름, 2016.10.02.  (0) 2017.12.24
우도면 오름 2개  (0) 2017.12.20
한경면 오름 13개  (0) 2017.12.20
조천읍 오름 30개  (0) 2017.12.2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