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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35코스, 강릉바우길 9구간] 옥계해변~정동진, 2019.12.14. 본문

여행이야기(국내)/해파랑길

[해파랑길 35코스, 강릉바우길 9구간] 옥계해변~정동진, 2019.12.14.

정순재 2020. 6. 25. 12:51

해파랑길 35코스(옥계해변~정동진)

오늘은 해파랑길 35코스를 걸어보려 합니다. 35코스는 옥계해변에서 출발해서 정동진까지의 10km가 안 되는 비교적 짧은 구간으로 대부분의 길이 해변 길로 되어 있는 너무나 쉬운 구간입니다. 대부분의 구간이 드라이브 코스로 널리 알려진 '헌화로'를 따라 해변 길을 걷는 코스여서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너무나 좋은 구간입니다.

 

원래 옥계면을 가로지르는 두수천 둔치에서 34코스가 끝나고 35코스로 연결되었는데 34코스 중 옥계면으로 향하는(정방향) 고갯길이 몇 해 전 산불로 볼품없어지자 망상해변에서 옥계해변으로 바로 가는 코스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35코스 시작점도 옥계면에서 옥계해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런데 인증 도장을 아직 옮기지 않아 인증 도장을 찍으려면 변경된 34코스를 가다가 옥계면으로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들 하네요. 참고하세요

 

오늘은 옥계해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정방향(남→북, 붉은 표시)으로 걸어가서 정동진에서 대중교통(버스 또는 택시)을 이용해서 내려오는 코스로 진행합니다.

 

옥계해변 주차장에서 한국여성수련원을 지나 금진초등학교까지의 길은 해송길을 걷는 길이라 기분 좋게 35코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금진초등학교

금진초등학교를 지나 차도를 따라 해변길로 걸어가면 금진해변을 만나실 수 있는데 이 금진해변 또한 서핑의 성지인듯 도로변이 서핑과 관련된 많은 것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금진해변

금진해변에서 심곡항까지의 해안도로가 대한민국 대표 드라이브코스로 빠지지 않고 나오는 '헌화로'입니다. 예전에 차로 많이 다녔던 헌화로를 걸어서 다녀보니 헌화로의 매력에 더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헌화가(獻花歌) 이야기

때는 신라 성덕왕 시절, 순정공(純貞公)이 강릉 태수로 부임해 가던 중 해변에서 잠시 쉬며 머물게 되었다. 그 곁에는 높이 천 길이나 되는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바다에 닿아 있는데, 그 위에는 붉은 철쭉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순정공의 부인 수로가 그 꽃을 보고 꺾어 바칠 자가 없냐고 물었으나 주위의 모두가 사람 발길이 닿는 곳이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마침 그 곁으로 암소를 끌고 가던 늙은 노인이 수로부인의 말을 듣고, 그 꽃을 꺾어바치며 노래를 불렀다.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지는 신라의 향가, 헌화가의 이야기다.

 

당일에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나중에 드라이브하며 다시 지나갈 때 보니 엄청 많은 사람이 서핑을 즐기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더군요. 제가 조금만 영해도 함 배워보는건데.

 

이렇게 맑디맑은 겨울 바다를 보며 금진항까지 걷습니다. 금진항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항구마차'라는 포장마차가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맛있게 뭔가를 먹고 있더군요. 대기번호까지 적는 것을 보니 유명한 맛집인 듯 하고, 거기다가 허름한 외관마저도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맛집이라 생각되는군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기로 하고(배고프지 않은 데 굳이 먹을 필요는...) 오늘은 그냥 지나갑니다. 메뉴 중 무침이 땡기기는 했습니다.

 

금진항은 한적한 느낌을 주는 조그만 항구였습니다. 크게 볼 것은 없어 보여 헌화로를 따라 계속 걷기로 합니다. 슈퍼는 있으니 물이나 커피, 주전부리 등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군사 시설로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던 이곳은 원래 해안단구의 절벽이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곳이었는데, 1998년에 들어서 바다를 메우고 바로 그 위에 길을 만들었다네요. 그 덕분에 길 위의 사람들은 바로 발꿈치 앞에서 쪽빛으로 반짝이는 동해 바다를 그대로 품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심곡항

맑은 겨울바다를 옆에 끼고 걷다보니 지루하지 않게 심곡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35코스는 심곡항에서 고개를 넘어 정동진으로 넘어가는 약간의 등산(?)이 포함되어 있는 코스입니다. 그래서 두루누비 사이트에서 35코스의 난이도를 '쉬움'이 아니라 '보통'으로 되어 있죠. 하지만, 약간의 비용(?)만 투자하면 등산 코스를 해안가 코스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쉬워지게 되죠. 바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길이 유료이기는 하지만 지불하는 금액 이상의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유료(3,000원/인)라는 이유로 이 길을 마다할 필요는 없습니다. 꼭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심곡마을 이야기

심곡(深谷)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는데, 오랫동안 마을로 진출입할 수 있었던 길도 마땅찮아서 한국전쟁 다시 이 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 줄 몰랐다고 한다. 집집마다 걸어놓은 말린 생선과 미역에 눈길이 간다. 특히 심곡의 미역은 좋기로 소문나 일부러 찾는 이들도 많다.

 

이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만 오실 경우는 길의 양 끝에 주차를 하시고 되돌아 갈 때는 순환버스(유료, 토/일/공휴일만 운영)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평일은 심곡항을 지나가는 일반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배차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버스 회사에 직접 연락해보셔야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교통, 운영시간, 유의 사항 등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2020.06.25 CLOSE 금일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입장가능시간 : 09:00 ~ 16:30 기상상황에 따라 고객의 안전을 위해 개/폐장여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기상특보 (풍랑주의보, 풍랑경보 등) 발령시 고객의

searoad.gtdc.or.kr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바다부채길을 걷기 전에 살짝 허기가 찾아와 편의점에서 라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로 합니다. 원래 우동 컵라면이 저의 초이스인데 자신의 라면이 맵다며 빼앗아가버리는군요. 

 

전망타워와 인공폭포

정동심곡바다부채길 -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정동진 해안단구 탐방로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의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경복궁)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같아서 “정동심곡바다부채길”로 지명이 선정되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곳이며,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입니다.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 ~ 심곡항 사이 약 2.86㎞ 탐방로가 조성되어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그 동안 해안경비를 위해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만 이용되어 온 곳으로 천혜의 비경을 선사합니다.

 

부채바위

부채바위의 전설

심곡의 서낭당에는 여서낭 세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옛날 어떤 사람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바닷가에 나가 보라고 해서 나가 보았더니 여서낭 세분이 그려진 그림이 떠내려 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낭당을 짓고 거기에 모시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그림의 색깔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서낭신이 몹시 영험이 있다고 믿어 왔으며, 마을에 중대한 일이 있으면 꼭 가서 고한다고 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한 200여년 전에 이씨 노인의 꿈에 어여쁜 여인이 함경도 길주에서 왔다고 하면서“내가 심곡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부채바위 근방에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 달라”고 했다. 이씨 노인이 이튿날 새벽 일찍 배를 타고 가 보니 부채바위 끝에 나무 궤짝이 떠내려 와 있어서 열어 보니 여자의 화상이 그려져 있어 이를 부채바위에 안치해 두었다. 그 뒤 이씨 노인은 만사가 형통했다고 한다. 얼마 후 노인의 꿈에 그 여인이 외롭다고 해서 서낭당을 짓고 화상을 모셔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출처 : 강원도 어촌지역 전설 민속지, 강원도, 1995년 발행)

 

투구바위

투구바위의 전설

바다를 바라보며 투구를 쓰고 있는 바위의 형상에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바위의 생김새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투구바위라고 부릅니다. 또한 이 지역에 내려오는 설화 중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육발호랑이의 내기두기'라는 설화가 있는데, 여기서 육발호랑이는 발가락이 여섯개인 무서운 호랑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아주 옛날 육발호랑이가 밤재를 넘어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사람(스님)으로 변해 내기 바둑을 두자고 하고, 열십자의 바둑판을 그려놓고 호랑이가 이겨 사람을 잡아먹었다. 당시에는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이 밤 재길 밖에 없어 많은 사람들이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 마침 그 당시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이 강릉에 부임해와 마을 주민들이 밤재에 사는 육발호랑이를 없애달라고 간청하니 강감찬 장군이 내력을 듣고 관리를 불러 ‘밤재에 가면 스님이 있을 테니 그 스님한테 이걸 갖다 주거라’ 하고 편지를 써주었는데 그 편지에는 ‘이편지를 받은 직시 그 곳에서 떠나거라. 만약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전멸시킬 것이다.’ 라고 썼다. 육발호랑이가 강감찬 장군님을 알아보고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다. 그래서 그 이후로 육발호랑이가 없어졌고 더 이상 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동해바다를 바라고는 비장한 바위의 모습이 당시 용맹스런 강감찬 장군의 형상으로 비춰진다. (출처 : 강원 어초지연 전설 민속지, 강원도, 1995년 발행)

 

가운데 좁다란 돌계단은 군철책이고요 왼쪽에 난 데크길로 가야 주차장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도 첨에 멀리서 볼 때 저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하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더군요.

 

몽돌해변

이 몽돌해변에 도착하면 바다부채길이 끝나게 됩니다. 몽돌해변은 어느 곳이나 만족스럽습니다. 돌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 돌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어우러져 몽돌해변을 찾는 이들의 귀를 항상 즐겁게 해주네요.

 

마지막 난코스입니다. 이 데크길을 올라가면 정동진 해돋이공원과 썬크루즈 리조트 주차장에 맞이하게 됩니다. 이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만 오신 분들을 주차장에서는 다시 심곡항으로 가는 순환버스를 타고 되돌아가시면 되나 저희는 35코스 종착점인 정동진역까지 걸어갑니다. 

 

정동진역은 드라마 모래시계 때문에 너무나 유명해졌죠. 드라마가 1995년에 처음 방영했다고 하니 25년이 훌쩍 지났네요. 고현정 소나무를 보고자 와이프와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고즈넉한 정동진역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서 낯선 느낌이 들게 됩니다.

 

35코스를 다 걸었네요. 두루누비 사이트에서 3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했는데 저흰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간단한 점심과 사진 찍는다고 허비한 시간이 다 포함된 시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역시나 끝나면 갑자기 밀려오는 피곤함이 버스가 아니라 택시를 부르는군요. 

 

 

 

 

해파랑길 35코스 바우길 09구간

옥계시장부터 옥계해변까지의 시골 풍경과 옥계해변부터 정동진까지 바다 풍경이 대비를 이루며 지루함을 줄인다. 코스 후반부 정동진까지 가는 길은 오롯한 숲길을 따르는 색다른 맛이 있다.

www.durunubi.kr:443

PENTAX K-1 + SIGMA 24-70mm 1:2.8 EX DG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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